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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히 허가가 되지 않으면 닿을 수 없는 곳

서대 수정암(염불암)  


 오대산 서대 염불암은 스님들의 참선수행공간으로

 일반인의 출입이 엄격히 제한된다. 


하늘도 맑고 푸른 칠월의 주말, 

오대산 월정사의 오대 암자 순례프로그램의 순레팀을 따라 길을 나섰다. 



오대산에서 염불암을 가는길에는 표지도 안내판도 없다. 

문 없는 문을 열고, 길 없는 길을 걸으려니, 

 조용한 숲에서 발소리를 내는 것조차 미안하게 느껴졌다.



서대를 오르는 길에는 야생화들이 많았다. 



<하늘말나리>

꽃이 피기전, 하늘말나리의 청초함은 보는이의 발길을 계속하여 붙잡았다.



<노루오줌>

노루오줌은 뿌리에서 노루 오줌 냄새가 나거나,

노루가 찾아오는 물가에 많이 핀다고 하여 노루오줌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파리풀>

 무취 무향의 독성풀인 파리풀은 뿌리, 줄기, 잎을 찧어서 밥에 뿌려놓으면 파리가 죽는 성질이 있다. 


옛부터 풀의 이름은 대부분 농부, 천민, 할아버지, 할머니가 만든 이름들이 많았다고 한다.



서대로 오르는 길에는 지나온 세월을 가늠하게 해주는 오래된 나무들이 많았다.

고개를 들고 올려다봐야 그 높이가 가늠이 될 정도의,

  팔을 뻗어 안아도  맞닿지 않는 둘레를 가진

오래된 참나무 아래에 서있으려니 왠지 모를 숙연함이 느껴졌다. 



 깊은 산중의 나무들 사이를 오르다 보면 이마에 땀이 송글 송글 맺힌다.

발걸음을 멈추고 하늘 한번 올려다 보면 힘든 마음도 잠시 쉬었다 가게 된다. 



서대 염불암에는 한강의 발원지인 우통수가 있는데,

 서대를 오르는 오대산 중턱에서도 이렇게 맑고 깨끗한 물을 만날 수가 있다. 



가파른 경사길을 한시간쯤 올랐을까?

주인을 닮은 장작담장이 집을 아름답게 지켜주고 있는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서대 염불암은 우리나라에서 몇 채 남아있지 않은 너와집이기도 하다. 너와집이란 

나무결이 바르고 잘 쪼개지는 소나무와 전나무를 잘라 기와처럼 만들어 지붕을 이은집이다. 



장령산(長嶺山) 아래 자리 잡은 이 암자는 옛날에는 수정암(水精菴) 이라 했는데, 월정사(月精寺)의 정(精)이 이 암자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신라의 보천, 효명 태자가 이곳에서 수도하며 날마다 우통수의 물을 길어 부처님께 공양을 올렸다고 하며, 무량수불을 주불로 하여 일만의 대세지보살님이 계신다는 곳이기도 하다. 



마당에서 바라보는 하늘과 맞닿은 아름다운 서대염불암 풍경이 가슴에 와 닿는다. 



마당앞 뜰에는 스님의 공양이 될 버섯이 정갈하게 널어져 있었다. 



마당앞 텃밭에는 채소들이 여름볕에 푸른빛을 내고 있었다. 



<은판나비>

마당가 돌에는 은판 나비 한마리 날아와 세상사람 소리조차 무심한 듯,

제 할일을 하는데, 그 짧은 순간에 나도 잠시 세상일을 잊고 나비가 되었다. 



<염불암의 뒷뜰과 너와지붕>


발걸음을 뒷 뜰로 옮기면 공양간과 해우소가 있다. 

그리고 스님의 솜씨로 쌓아올린 장작더미가 있다. 


<공양간>



<해우소>



<집  뒤뜰에서 홀연히 산과 마주하고 있는 염불암>


집 뒤뜰에서 세상과 마주하고 있는 암자를 바라보고 있으니, 

마음의 고요와 평화가 찾아왔다. 



<사방으로 오대산이 바라다 보이는 염불암>


그곳의 나무그루터기에 앉아있으려니 문득 법정스님의 글이 떠올랐다. 


육신을 버린 후에는 훨훨 날아서 가고 싶은 곳이 꼭 한군데 있다. 
어린 왕자가 사는 별나라. 의자의 위치만 옮겨 놓으면 
하루에도 해지는 광경을 몇번이고 볼 수 있다는 
아주 조그만 그 별나라.

만약, 이 지구별에서 해 지는 모습을 사방으로 볼 수 있는 
그 작고 조그만 별나라가
있다면, 오대산 서대 염불암이 아닐까?

 짧지만 긴 여운을 안고 마음의 평화를 간직하고, 
다시 하산길에 마음을 실었다. 



그리고 그곳에서 행복했던 시간들을 이렇게 가슴에 간직했다.


"나는 그곳에서 행복했다." 



 ▶ 글 : 김동미

 ▶ 이메일 : foresttor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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