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들레와 흰나비 (상편)
신춘문예 2017년 1월호
서울대학교 방민호 교수 심사평 " '민들레와 흰나비는' 의인화된 자연물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생명의 가치와 그 순환을 그린 것이다. 좋은 작품이다.
따뜻한 봄이 되었어요. 봄 동산에 흰 나비 한 마리가 훨훨 날아왔어요.
나비는 노랗게 피어난 민들레 꽃 위에 앉았어요.
민들레는 자기를 찾아와 준 나비에게 반갑게 인사를 했어요.
“안녕 나비야”
“응 안녕!”
꿀벌은 노랗게 피어난 민들레의 모습이 너무나 아름다워 이름을 물어보았어요.
“그런데 너의 이름은 무엇이니?”
“응 내 이름은 민들레야.”
“이름이 참 예쁘구나.”
“나는 흰나비야. 봄이 되면 꿀을 찾아 꽃으로 날아 다녀!”
“그렇구나. 그러면 나에게 있는 꿀도 너에게 나누어 줄게. 많이 먹고 가렴”
“고마워 민들레야”
나비는 자기의 뾰족한 입으로 민들레의 꿀을 배부르게 먹었어요.
나비는 민들레와와 다음에 또 만나자고 인사를 하고 헤어졌어요.
나비는 봄 동산의 꽃 친구들을 만나러 다녔어요.
그러던 어느 날 다시 민들레에게 날아왔어요.
그런데 민들레의 모습이 하얗게 변해 있었어요.
“민들레야 안녕!”
“응 안녕!”
“그런데 너의 모습이 왜 이렇게 변한거야?”
“으응 이제 나는 꽃이 지고 홀씨가 되었어.”
나비는 홀씨가 무엇인지 궁금해 졌어요.
“그런데 홀씨가 뭐야?”
“응, 나비야 나는 이제 꽃이 지고 대신 멀리 멀리 날아갈 씨앗이 만들어졌단다.”
“그럼 이제 멀리 멀리 날아가는 거야?”
나비는 민들레는 다시 못 만날 생각에 슬픔에 빠졌어요.
“그러면 이제 우리는 못 만나는 거야?”
“아니야 그렇지 않아.”
“어디서든 노랗게 피어나는 꽃을 보면 내가 그곳에 있다고 생각하렴.”
“응? 민들레야 노랗게 피어나는 곳에 민들레야 네 가 있다는 걸 어떻게 알아.?”
“ 바람이 불면 나는 멀리 멀리 퍼져 나갈 거야.”
“그러면 그곳에서 내가 또 노랗게 피어나고 있을 거야”
“그렇구나, 민들레야, 너의 말을 꼭 기억하고 있다가 다시 널 꼭 찾을게”
그리고는 어디선가 미풍이 불어와 민들레 홀씨는 멀리 멀리 퍼져나갔어요.
나비는 멀리 멀리 퍼져나가는 민들레 홀씨에게 손을 흔들어 주었어요.
민들레 홀씨는 정말 멀리 멀리 날아가 어느 시골길 담장아래 흙길에 내려앉았어요.
계절은 어느새 여름이 되어 많은 비가 내리고, 뜨거운 햇볕이 내려쬐었어요.
그러던 어느 날 많은 비가 내려 담장 앞 길로 큰 물 이 내려갔어요. 민들레 홀씨는 간신히 벽을 붙잡고 버티었어요. 가까스로 목숨을 구했지만 며칠이 지나자 뜨거운 햇볕이 민들레 홀씨를 향해 내리쬐었어요. 민들레 홀씨는 뜨거운 햇볕을 피해 몸을 자꾸만 자꾸만 흙속으로 숨겼어요. 그런데 많은 비와 뜨거운 햇볕을 견디며 여름을 보낸 민들레 홀씨에게 이상한 일이 생겨나기 시작했어요. 씨앗이 점점 커지더니 땅을 뚫고 나와 작은 새싹이 돋아났어요. 바깥에는 더 이상 많은 비도 내리지 않았고, 뜨거운 태양도 내리쬐지 않았고, 하늘은 더없이 드높아 지고 푸르러졌으며 따뜻한 햇볕이 내리쬐는 가을이 되었어요.
민들레 홀씨는 상쾌한 공기를 맡으며 혼잣말을 했어요.
“흐음 공기 좋다”
민들레 홀씨의 새싹은 따뜻한 가을 햇볕을 받으며 무럭무럭 자랐어요.
그즈음 담장 길 앞의 산들도 빨갛게 노랗게 물이 들기 시작했어요.
민들레홀씨의 새싹은 어느새 무럭무럭 자라나 노란 꽃을 피우기 시작했어요.
흰나비도 여름 내내 큰 비를 피하고, 무더위를 피하며 숲의 꽃을 찾아 이리 저리
날아다니며 보내다 따뜻한 가을볕에 다시 밖으로 나왔어요.
흰나비는 돌담길을 지나가다가 봄에 보았던 노란 민들레가 다시 꽃을 피운 모습을
발견하고, 반갑게 민들레에게로 날아왔어요.
“안녕! 민들레야.!”
“응 안녕, 잘 지냈니? 흰나비야”
“응... 그런데 말이야, 너를 만나고 싶으면 언제나 노랗게 피어난 꽃을 찾으라고 하였잖아, 그래서 숲에서 노란빛깔 너를 찾으러 열심히 날아다녔는데 숲은 온통 하얀색 꽃 들 뿐이더구나.”
“그런데 이렇게 다시 너를 만나게 되어서 너무나 기뻐”
민들레 홀씨는 말했어요.
“흰 나비야 이리오렴. 내가 안아줄게. 그리고 나의 꿀을 마음껏 먹으렴”
민들레 홀씨는 흰나비를 꼭 안아주고, 맛있는 꿀도 듬뿍 주었어요.
그런데 흰 나비는 슬픔에 잠긴 목소리로 말했어요.
“민들레야 그런데 어쩌지, 우리 엄마가 그러시는데..
곧 눈도 오고 비도 많이 내릴 거래.”
“그래서 우리도 이제는 따뜻한 곳을 찾아서 떠나야 한대...”
흰나비의 이야기를 들은 민들레 홀씨도 흰나비처럼 슬픔에 잠겼어요.
따뜻한 봄 노란 꽃 이었을 때도, 홀씨가 되어 날아가 다시 꽃을 피웠을 때에도
변함없이 함께할 수 있었던 흰나비와 민들레는 너무나 슬펐어요.
흰 나비는 추워진 겨울을 또 다시 이겨내야 하는 민들레를 혼자 두고 떠나야 한다는
생각에 슬픔에 빠졌어요... 중략
글: 숲토리
메일: foresttor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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