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속의 아기 배달부
2017 문학광장 3,4월호 .... 소설가 이은집 심사평
우리가 보통 분류하는 문학의 장르에는 시, 소설, 수필, 희곡, 평론이 있습니다. 이중에서 시에는 시조와 동시가 포함되고 소설에는 동화가 분화됩니다. 그렇다면 소설과 동화의 차이점은 무엇일까요? 그것은 소설은 성인의 눈으로 이야기를 꾸며간다면 동화는 동심으로 펼치는 어린이 이야기일 것입니다. <문학광장>의 신인상에 동화<숲속의 아기 배달부>를 응모한 김동미 님은 바로 동화의 특징을 잘 살린 수작이라 하겠습니다.
숲속에서 단풍나무 아기열매, 도꼬마리 아기열매, 산수유 아기열매가 어디론가 날아가고 싶은데 엄마나무들이 움직일 수가 없어서 안타까워하는데, 마침 공원우체국이 생겨 바람우체부, 토끼우체부, 직박구리 우체부가 이런 나무 열매들을 원하는 곳으로 배달해준다는 이야기는 읽는 독자들에게 미소를 짓게 합니다. 이처럼 동심의 세계를 능숙한 스토리로 엮어 한 편의 동화로 훌룡히 완성한 김동미 님에게 당선의 영광으로 축하드리며, 앞으로 더욱 정진하여 사랑받는 동화작가가 되시길 기원합니다.
숲속에 봄과 여름을 보낸 나무, 풀, 꽃 친구들이 모여 살고 있었어요.
나무와 꽃들은 봄과 여름에 맛있는 햇볕 밥, 바람, 공기를 많이 먹으며 쑥쑥 자랐어요.
봄과 여름을 지내는 동안 숲속 친구들에게 나비와 벌과 곤충 친구들도 놀러왔어요.
“와 정말 예쁜 꽃이야, 꿀도 맛있겠는걸”
“안녕, 친구들아 어서와 나의 맛있는 꿀을 많이 먹으렴”
“그리고 내게 맛있고, 멋진 꿀이 있다고 다른 꽃 친구들에게도 꼭 알려주렴.”
숲속의 나무와 풀과 꽃 친구들은 나비와 벌과 친구 되어 봄과 여름을 행복하게 보냈어요.
그러던 어느날 예쁜 꽃을 달고 있던 단풍나무 엄마에게 이상한 일이 일어났어요.
꽃이 지고 난 자리에 조그맣고 예쁜 몽우리가 생겼어요.
몽우리는 점점 커지면서 딱딱해지더니, 작고 예쁜 날개가 달렸어요.
바로 아기 열매가 만들어 진거에요. 아기 열매는 엄마의 품속에서 무럭무럭 자라서
어느덧 밖으로 뛰어나가 놀 수 있는 나이가 되었어요.
아기 열매는 멀리 날아다니는 벌과 나비 친구들을 바라보며
나도 친구들이 있었으면 하고 생각했어요.
“엄마, 나도 멀리까지 가고 싶어요, 가서 새로운 친구들을 만나고 싶어요”
“아가야, 멀리갈 수 없어서 너도 마음이 많이 속상하겠구나..”
“엄마도 너를 멀리 데려다 줄 수 없어서 마음이 많이 아프구나”
엄마나무는 아기 열매를 멀리까지 보내 줄 수가 없었어요.
엄마나무는 움직이기 위해 흙속에서 발을 빼면 죽어버리기 때문이에요.
슬픔에 빠진 엄마나무는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어요.
“누가 우리 아이를 멀리까지 데려다 주었으면...”
옆집에 사는 도꼬마리 엄마도 같은 걱정을 하고 있었어요.
“나에게 있는 이 예쁜 아가 열매도 멀리 가서 친구들을 만나게 해 줄 수만 있다면..”
그러던 어느날 마을에서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어요.
새로 생긴 마을 공원에 우체국이 생긴다는 것이 였어요.
우체국 직원들은 숲속 마을을 돌아다니며 우체국을 홍보했어요.
“우리 우체국에서는 편지도 배달해 주고, 택배도 배달해 주고, 움직일 수 없는 분들을 위해서 무엇이든 직접 배달해 드리는 일도 합니다.”
우체국에는 우체부 아저씨가 여럿이나 계시다고 하셨어요.
이 소식을 들은 숲속의 나무와 꽃과 풀들은 정말 기뻤어요.
단풍나무 아기 열매는 엄마나무에게 말했어요.
“엄마, 우체부 아저씨가 우리도 도와줄까요?”
“글쎄, 아가야, 아직까지 아가를 배달해 준다는 우체국은 본 적이 없는데..”
“엄마가 전화한번 해봐야겠다.”
“네 엄마”
엄마는 새로 생긴 우체국에 전화를 했어요.
“여보세요, 거기 공원우체국이지요?”
“네 무슨 일 이신가요?”
“아.. 네.. 사실은 저에게 아기가 있는데, 멀리 친구들을 만나러 가고 싶다고 해서요..
그런데 제가 움직일 수가 없어서 아기를 데려다 줄 수가 없을 것 같아요.”
“저런, 정말 속상하시겠어요. 어머님! 걱정마세요.!!저희가 도와드릴게요”
“정말이세요?”
“그럼요, 그렇고 말고요, 저희 우체국의 우체부들이 그곳으로 가겠습니다.”
우체국에서는 숲속의 친구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한걸음에 달려왔어요.
숲속에는 “오후 두 시 우체부 배달아저씨를 숲속마을 친구들에게 소개를 합니다.”라는 커다란 현수막이 걸렸어요.
드디어 우체국에서 우체부 아저씨들이 도착했어요.
우체부 아저씨들은 숲속마을 식물들의 열매를 배달할 생각에 기쁘고 행복했어요.
그리고 곧 숲속 친구들에게 우체부 아저씨들이 자기소개를 한명씩 하였어요.
“안녕하세요. 저희가 숲속 친구들에게 도움을 주기위해 이곳에 왔어요.”
우리 우체국에는 재능이 많은 우체부가 아주 많이 있답니다.
그럼 지금부터 여러분을 도와줄 숲 속 우체부 친구들을 소개하겠습니다.
드디어 우체국의 우체부 아저씨의 소개시간이 되었습니다.
첫 번째 우체부 아저씨의 시간입니다. 휘이이~~ 휘이잉~~
바람소리를 내며 찾아온 아저씨는 바람 아저씨였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휘잉~ 휘잉~ 저는 아기열매를 어디든지 데려다 줄 수가 있는 바람
우체부입니다.“ 아기 열매들이 멀리 멀리 갈 수 있도록 바람비행기에 태우고 싶은 분들께서는 제게 맡겨 주세요.
이 소리를 듣고 있던 숲속의 단풍나무와 억새, 버드나무, 박주가리엄마 들은 신이 났어요. 단풍나무엄마는 아기 열매에게 말했어요.
“얘야, 너의 몸에는 날개가 달려있으니까 바람 자동차를 타면 멀리 갈 수 있을 거야.”
박주가리의 아기 열매도 말했어요.
“저는 가벼워서 바람우체부 아저씨 비행기를 타며 분명히 멀리 멀리까지 갈 수 있을 거에요”
숲속의 엄마나무와 꽃들은 아기 열매를 멀리멀리 보내줄 수 있을 생각에 무척 신이났어요.
바람 바행기 아저씨가 자기소개를 마치자, 두 번째 우체부 배달 아저씨가 등장했습니다.
두 번째로 등장한 아저씨는 깡충깡충 토끼 아저씨였어요.
“안녕하세요. 여러분, 숲에서 달리기라고 하면 뒤지지 않는 날쎈 다리를 가진 토끼에요.”
“저와 함께라면 여러분의 아기열매들은 아주 멀리까지 갈 수 있을 거에요.”
이 소리를 듣고 있던 도꼬마리엄마가 말했어요.
“그런데 우리의 아기열매를 토끼아저씨가 어떻게 다른 곳으로 옮겨주시죠?”
“제 아기는 몸에 뽀족 뾰족 가시 같은게 아주 많거든요.”
그 소리를 듣고 있던 토끼 아저씨가 씩씩하게 말했어요.
“걱정말아요. 저에게는 복슬 복슬 털이 있으니까요. 도꼬마리 아기 친구의 열매를 제 몸의 털의자에 이렇게 앉혀주고, 저의 하얀털 안전밸트를 매주면 되니까요”
그리고 제가 빠른 다리로 힘차게 뛰어가면 도꼬마리 아기 열매들을 멀리까지 데려다 줄 수 있을거에요.
“그게 정말이세요?”
“그럼요 어디한번 열매들을 제 몸에 붙혀 보세요.”
도꼬마리 엄마는 아기 열매를 토끼 우체부 아저씨의 털의자에 앉히자, 정말 도꼬마리 아기 열매가 딱 앉는거에요. 그리고 토끼우체부 아저씨는 숲속을 한 바퀴 휘 뛰어다녔어요.
“와, 정말이에요. 토끼 우체부 아저씨 정말 감사합니다.”
그런데 저 쪽 공원쪽에서 쫑긋 귀를 기울이고 듣던 산수유나무가 슬픈 목소리로 말했어요.
“여기좀 보세요. 이렇게 예쁘게 생긴 빨간 아기 열매도 있어요.”
“그런데 제 아기 열매는 가시도 있지 않고, 날개가 있지도 않고, 가볍지도 않아서 바람아저씨도, 토끼아저씨도 우리를 도와주지 못 할거에요.”
“이러다가 제 아기열매는 날려 보내지 못하는 거 아닐까요?”
산수유나무의 엄마는 슬퍼졌어요.
그러자, 한쪽에서 푸드덕 푸드덕 날개짓을 하던 직박구리 우체부 아저씨가 큰소리로 말했어요.
“걱정말아요. 제가 아기 열매를 멀리 데려다 줄게요” 라고 말하더니
산수유 아기열매 하나를 입속에 꼭 넣었어요.
“어어 새 아저씨 제 아기열매를 허락도 없이 마음대로 입속에 넣으면 어떻게 해요”
라며 산수유나무 엄마가 말했어요.
그러자 직박구리 아저씨가 말했어요.
“걱정말아요. 저는 먹어서 씨앗을 멀리 보내주거든요.”
“먹는다고요? 먹으면 새 아저씨의 뱃속으로 꼬르르 사라지고 마는데 어떻게 멀리 보내주죠?”
“그건 바로 제 입속에는 아주 재미난 롤러코스터가 있어요. 제 입으로 들어가서 빙글 빙글 도는 롤러코스터를 한 바퀴 타면서 저와 함께 저 푸른 하늘을 휘익 날아가다 보면 아기열매는 흙 위에 도착해 있을 거에요”
“우와 그게 정말이에요?”
엄마 산수유나무의 말이 끝나자, 직박구리는 하늘을 한바퀴 휘익 돌고 오더니 뿌지직 똥을 누었어요. 그러자 직박구리의 똥 속에서 작고 어여쁜 산수유나무의 아기열매가 땅에 떨어지며 방긋이 미소를 지었어요.
“엄마, 저 좀 보세요. 저도 이제 흙속에 뿌리내리고 살면 엄마처럼 될 수 있을 거에요”
엄마 산수유나무는 너무나 행복하여 눈가에 눈물이 맺혔어요.
열매를 매달고 있는 숲속의 산수유나무엄마 친구들은 이 광경을 보고 너도 나도 기뻐했어요.
“덜꿩나무, 산수유나무, 생강나무엄마들도 아기 직박구리 아저씨를 보며 기쁜 미소를 지었어요.
이렇게 하여 숲속의 친구들에게 자기소개를 마친 숲속 우체부 아저씨들은 숲속의 친구들에게로 발걸음을 옮기며 큰소리로 말했어요.
“ 숲 속 친구들의 아기열매를 배달해 드립니다.”
▶ 글 : 숲토리
▶ 이메일 : foresttor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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